
많은 분들이 “근육을 늘리고 싶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정작 근육이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에 대해선 잘 모르시곤 해요. 사실 우리 몸의 근육은 아주 단순한 재료로 되어 있습니다. 바로 물과 단백질이에요.
예를 들어 볼게요. 흔히 다이어트나 운동 식단에 많이 등장하는 닭가슴살 100g에는 단백질이 약 23g, 지방은 1.5g, 탄수화물은 거의 없습니다. 나머지 약 75g은 물입니다. 다시 말해, 근육이라는 건 대부분이 물이고, 나머지가 단백질이라는 뜻이죠.
그렇다면 우리 인간의 근육은 어떨까요? 건강검진 때 받아보시는 체성분 분석표, 기억나시죠? 그 표에는 ‘제지방량’, ‘체수분’, ‘골격근량’ 같은 항목이 나옵니다.
쉽게 설명드리면, 우리 몸에서 체지방을 뺀 나머지는 대부분 근육과 뼈로 이루어져 있고, 이 중 근육은 단백질과 물의 합입니다. 결국, 근육이 늘어난다는 건 체내에 단백질이 늘어난다는 것과 같습니다.
“단백질만 먹으면 근육이 생기냐고요? 아닙니다. ‘이유’가 필요해요.”
물은 마시면 됩니다. 그런데 단백질은 우리 몸에서 일부는 합성할 수 있지만, ‘필수 아미노산’이라고 해서 외부에서 반드시 섭취해야 하는 성분들이 있어요. 그래서 단백질을 따로 챙겨야 하는 겁니다.
하지만 단백질을 먹는다고 자동으로 근육이 붙는 건 아닙니다.
우리 몸은 ‘왜 붙여야 하는지’, 즉 단백질을 붙잡아야 할 이유가 있어야 움직입니다. 그 이유를 만들어주는 게 바로 저항 운동이에요.
“운동은 근육을 만들지 않습니다. 단백질이 잘 붙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 뿐이죠.”
저항 운동은 다양한 방식이 있습니다. 웨이트 트레이닝, 필라테스, 아쿠아 운동, 푸쉬업, 스쿼트, 턱걸이… 모두 중력이나 탄성, 물의 저항을 이용해 근육에 부담을 주는 운동이에요.
이런 운동을 통해 몸이 단백질을 필요로 하는 상태를 만들어야 합니다. 마치 누군가 배구공을 토스해야 스파이크를 때릴 수 있듯, 운동은 토스입니다.
그리고 단백질 섭취는 스파이크에 해당하죠.
운동만 하고 단백질을 공급하지 않으면, 몸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회복만 합니다. 그래서 운동 후 단백질 섭취가 그렇게 중요한 거예요.
“근육통이 생기면 몸이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겁니다.”
근력 운동을 하면 보통 운동 다음 날 근육통이 찾아옵니다. 특히 중간에 한 번 ‘멈칫’하는 구간이 있죠? 이를 ‘스티킹 포인트(sticking point)’라고 합니다. 몸이 우리에게 보내는 신호예요.
“이 이상은 무리다. 지금 근육이 감당하기 어렵다.”라는 신호입니다.
그 상태에서 한두 번 더 버텨주면, 근육에 미세한 손상이 생기고, 그 부위를 복구하는 과정에서 근육은 기존보다 조금 더 튼튼하게 회복됩니다.
이걸 초과 회복(supercompensation)이라고 부릅니다.
“운동 → 근육 손상 → 단백질 섭취 → 회복 → 다시 운동… 이게 반복됩니다.”
근육이 자라는 건 단순한 회복이 아니라,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생길 수 있으니 더 강하게 만들어야지” 하고 몸이 스스로 대비하는 과정이에요.
피부가 벗겨지고 다시 덧날 때 새살이 더 두꺼워지듯, 뼈가 부러지고 나면 붙은 부위가 더 단단해지듯, 근육도 마찬가지예요.
그렇기 때문에, 근육을 키운다는 건 건설적 파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일부러 손상을 주고, 잘 회복할 수 있도록 재료(단백질)와 시간(휴식)을 주는 겁니다.
“근육은 운동할 때가 아니라, ‘쉴 때’ 잘 자랍니다.”
이제 중요한 포인트예요. 많은 분들이 매일 운동하면 좋다고 생각하시지만, 실제로는 쉬는 시간 동안 근육이 만들어집니다.
근육통이 사라지고, 전보다 무거운 무게를 들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야 회복이 완료된 거예요.
보통 최소 72시간(3일) 정도가 필요하고, 강도가 높았다면 일주일 이상 걸릴 수도 있어요.
이 타이밍을 잘 맞추는 게 중요합니다. 너무 자주 해도, 너무 늦어도 근육은 늘지 않아요.
예를 들어, 일주일에 1~2번밖에 운동할 수 없다면, 한 번 운동할 때 전신 근육을 고루 쓰는 루틴이 좋습니다.
시간이 더 된다면 근육을 나눠서 운동할 수 있습니다.
- A 루틴: 상체 중심
- B 루틴: 하체 중심이렇게 분할하면 근육별 회복시간을 자연스럽게 확보할 수 있죠.
결국 저항 운동은 근육을 만드는 활동이 아니라, 근육이 자라기 좋은 환경을 ‘설계’하는 활동입니다.
몸은 우리가 상처 낸 만큼 회복하고, 회복한 만큼 더 강해지는 놀라운 재능을 가졌습니다.